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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즐기기/맛집 찾아 삼만리

화곡동 맛집 정칠구 김치찌개 : 통 오징어가 들어가는 시원한 맛!!

친구와 까치산역에서 만났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이 근처에 있는 친구도 함께 만나려고 했는데,

일이 바쁘다며 참석하지 못했네요.



오지 못한 한 친구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까치산역 근처에 있는 김치찌개 전문점, 정칠구 김치찌개입니다.


함께 밥을 먹은 친구가 전날부터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는데,

부장님 때문에 점심도 김치찌개 대신 칼국수를 먹었다며 하소연을 했거든요.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로고에 정칠구豚이라고 써있네요.

그날 간판을 보면서는 몰랐는데, 사진 편집하다가 봤어요. ㅎㅎㅎ


여의도에서 점심에 먹었던 '봉할매 김치찌개'도 그렇고...

김치찌개는 김치스튜군요.

그런 거였어요...ㄷㄷ



들어가서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깔끔하면서도 옛날 느낌이 나는 원탁(!)입니다.

이런 테이블에서는 연탄불에 삼겹살을 구워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ㅎㅎㅎ


어쨌든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둘러봤습니다.



김치찌개 집이니까 역시 김치찌개가 메인 메뉴군요.

특이한 건, 김치찌개를 1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 전골 요리처럼 주는 가게는 2인분부터 찌개를 주문할 수 있는데, 1인분도 주시는군요.

좋습니다.


회사 근처 삼원정도 혼자 가면 찌개를 못 먹는데... ㅠㅠ

혼자라서 찌개를 못 먹는 설움 따위, 이곳에서는 남의 일이군요.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ㅎㅎㅎ


저희가 들어가 자리를 잡은 후에도 어떤 분이 혼자 들어와서 찌개를 시켜 드시더군요.

요즘 같이 혼밥족이 늘고 있는 때에, 1인분 찌개는 신의 한수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메뉴판 밑에 수저통과 집게, 가위, 국자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2인분 이상 주문했을 때, 현금 결제를 하면 라면 사리를 공짜로 주시는군요.

이 라면 사리가 은근히 땡기죠...ㅎㅎㅎ



그리고 밑에...

해장에 오콩사리, 안주에도 오콩사리, 너도나도 오콩사리.

오콩사리가 뭐지... 이 가게에서 주력으로 밀어주는 것 같은데...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문이 풀렸습니다!!!

메뉴판 옆에 따로 붙어 있는 메뉴판이 있었어요!

친절하게 사진까지 함께!!!


오콩사리는 숙취해소에 탁원한 오징어와 콩나물이라고 하는군요.

오오.... 딱 봐도 술국인데???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


그리고 그 옆의 계란말이가 참 먹음직스러워 보이는군요.

츄르릅.


결정했습니다.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먹기로.



종업원분이 기본찬을 가져오시고 주문을 받아갔습니다.

고추 장아찌와 쌈무.

생소한 조합이네요.

김치찌개에 이런 반찬은 처음입니다.


당황스러웠지만, 뭔가 잘 어울리니까 이런 반찬을 주시는 거겠죠.

믿어보기로 합니다.

어차피 저는 쌈무를 좋아하니까 큰 문제는 아니었어요.



김치찌개 2인분이 나왔습니다.

전골냄비가 아니라 커다란 양푼이에 담겨서 나오네요.

김치찌개는 역시 양푼이죠.

이 비주얼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아내와 연애하면서 자주갔던 양은냄비도 이런 식인데...ㅎㅎ

저는 이런 양푼이가 참 좋아요.

집에도 하나 구비해놔야겠...



양푼이에서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습니다.

아... 움짤을 보고 있으려니 군침이 도네요.

아... 환장하겠...

맛있어 보여!!!


냄새도 죽입니다. 하아앍.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하던 친구는 거의 숨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ㅎㅎㅎㅎ



찌개에 이어서 밥도 한 사발 거하게 나왔습니다.

흰 쌀 밥이 고봉으로 담겨서 나왔어요.


누가 뭐래도 찌개를 먹을 때는 넓은 그릇이 최곱니다.

맛있게 비벼 먹어야 하니까요.

ㅎㅎㅎㅎ



김치찌개가 맹렬히 끓고 있는 가운데,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계란말이가 등판했습니다.

구원투수일 거라 생각했는데, 선발 투수가 올라오네요...ㄷㄷ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케첩과 마요네즈가 뿌려진 모습이 범상치 않군요.

호오오오오.

이거 보통이 아니겠어요.



가까이에서 한 컷.

계란말이 위에 파슬리가 예쁘게 뿌려져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합니다.

빨강, 하양, 초록색이 어우러져서 눈이 기쁘네요.

어서 먹어보도록 합시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두툼한 놈이 올라옵니다.

속이 토실토실하게 잘 여물었네요.

그대로 입 안으로 직행합니다.


오오... 이런 부드러움이라니.

맛있습니다.

살살 녹아요.

어디 하나 모난데 없는 맛입니다.


이 맛에, 이 크기에 6,000원이라니.

행복한 가격이네요.



집게를 잡아 들고 양푼이 속을 탐색했습니다.

커다란 고깃덩이가 잡혀서 올라왔습니다.

두툼하고 크기도 큰 게...

구워 먹어도 맛있어 보이는 친구입니다.


가위를 들고 사정 봐주는 것 없이 싹뚝싹뚝 잘랐습니다.

고기가 워낙 두껍고 커서 씹는 맛이... 어우...


국물도 칼칼하고 고기도 씹는 맛이 있고,

신나게 숟가락와 젓가락을 움직였습니다.

한참을 먹다가, 오콩사리가 궁금해졌습니다.


대체 어떤 맛일까.

어떤 김치찌개 전문점에서도 보지 못했던 비주얼의 사리인데...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저희 테이블에 어느새 오콩사리가 도착했습니다.



오콩사리...

오징어 콩나물...

콩나물이야 당연히 날것이 올거라 예상했지만,

오징어도 생물일 줄이야!!!



빗깔 좋은 생물 오징어가 왔어요!

생물 오징어라구요!! 무려 생물!!!


손질이 잘된 오징어가 부끄러운지 몸을 베베 꼬고 있습니다.

빛을 반사하는 모습 좀 보셔요...


그런데...

이걸 어쩐다지.

어떻게 먹는다지...ㄷㄷ



일단 콩나물을 넣었습니다.

다 때려넣고 끓여버리면 되겠죠, 뭐.

그랬는데... 국물이 없네요.

콩나물이 다 잠기지도 않습니다.


이래서는 오징어는 그냥 위에 얹어서 김으로 익혀먹어야 할 판이에요.



종업원분께 말씀드렸더니, 육수를 충분히 넣어주십니다.

이제 오징어를 넣을 수 있겠군요.


김치찌개에 오징어를 넣어서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대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도 설마...

자신있게 오콩오콩오콩 붙여놓으신 걸 보면 맛있겠죠.

맛있을 거야.



오징어 입수.

오징어 님께서 김치찌개에 로그인하셨습니다.

ㄷㄷㄷ



이제 오징어가 익기를 기다려 먹는 일만 남았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분이 맛있게 익어가기를 기다립니다.



가위질을 참 못해서...

오징어를 쑹덩쑹덩 이상하게 잘라버렸네요.


오징어가 아주 실합니다.

사진으로도 두툼한 살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주 도톰하니 씹는 맛이 그냥...


오징어가 신선해서 그런지 탄력이 좋더군요.

열심히 씹었습니다.


오콩사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일단 오징어와 콩나물이 들어가는 순간, 맛이 술국으로 변합니다.

이건 그냥 소주를 부르는 맛이에요.

얼큰하고 시원하게 한 잔 하시고 싶은 분들에게는 최고의 안줏감이다!

이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저희는 둘 다 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ㅎㅎㅎ

저희가 애주가였다면 완전 신나서 부어라 마셔라 했을 거지만...ㄷㄷ


그래도 오징어가 통통해서 완전 맛있게 정신 없이 먹어치웠습니다.



드디어 마무리 투수가 등판했습니다.

김치찌개의 피날레는 역시 라면 사리죠.

라면에 김치를 넣어 먹는 것이 아니다, 김치찌개에 라면을 넣어 먹어야 제맛이야!


라면 사리를 넣고 잽싸게 불을 당겨줍니다.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국물처럼 기다림으로 끓어오르는 나의 마음이여.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바로 그 맛.

대한민국 오천만 누구나 상상하고, 먹어본 그런 맛.

명불허전의 맛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꼬들꼬들하게 잘 익은 면발을 건져보았습니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면발!

돼지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고, 오징어와 함께 먹어도 맛있는 라면사리.


우리는 이미 그렇게 처묵처묵했음에도 불구하고 라면을 흡입했습니다.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먹었죠.

그리고....

행복에 겨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친구는 꿈에도 그리던 김치찌개를 먹었다며 행복해 하더군요.


맛있게 먹었으니 다음에는 아내와 함께 와야겠어요.

이번에는 오지 못한 친구네 부부랑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