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순댓국을 먹으러 갔다가,
코로나19 밀접 접촉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평소에는 안 보이던 간판이 있어서 잠깐 살펴보다 괜찮은 것 같아 안으로 들어갔다.
소설처럼 영화처럼.
떡만두국 5,900원
요일별 집밥메뉴 각 5,900원.
참고로 이건 6월에 찍은 사진이다.
내가 게을러서 한참 지난 후에 포스팅하는 거...
간판이 서 있는 곳 옆으로 소설처럼 영화처럼 식당이 보인다.
얼핏 보면 식당인지 인지하지도 못할 수 있다.
나도 늘 지나쳤던 곳이니까.
입구 옆에 요일별 집밥 메뉴가 2021년 7월 1일부터 6,500원으로 인상되었다고 한다.
수요일에는 미역국이었으나, 점심을 쉰다고 한다.
방문할 때 꼭 알아둬야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DJ BOX다.
말 그대로 레트로!!
옛날 다방이나 떡볶이 집에 있었다는 전설의 장소가 21세기에도 남아 있다니...
벽면에는 빼곡히 LP가 꽂혀 있다.
사장님께서 음악을 상당히 사랑하시는 분 같다.
벽에는 민종이형 리즈 시절 브로마이드와 그 옛날 스타들의 브로마이드가...
민혜경이라니... ㄷㄷ
심지어 이소룡 영화 포스터도 붙어 있다.
반대편에는 한국 영화 포스터들이 주욱 붙어 있다.
가게 이름의 네온사인이 있어서 한 컷.
느낌이 좋네.
방역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와 식당에서도 당연히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지.
잊지 맙시다.
코로나19에 걸리면 결국 혼자 고생이니까... ㅠㅠ
테이블에도 센스있게 손 세정제를 준비해놓으셨다.
컵은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하면 된다.
점심 메뉴판.
분식과 요일별 집밥이 있다.
나는 이 중에서 목요일, 금요일 집밥 메뉴와 떡만두국을 먹었다.
가격은 동일하게 5,900원이었으나 7월이 되었기 때문에 요일별 집밥은 6,500원이 되었다.
커피와 음료도 파는데, 점심 먹고 커피까지 해도 고작 7,900원이었다.
물론 지금은 8,500원이다.
뒷면은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사장님께서 점심 장사보다는 저녁 장사가 메인이라고 하셔서 한 컷.
우리 회사는 공식적으로 회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이 끝난 뒤에도 충정로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보니 아마 내가 이 메뉴를 주문하는 일은 웬만해서는 있을 리 없겠지만, 그래도...
요일별 집밥 메뉴라는 건 쉽게 말해서 백반이라는 이야기다.
매일 6가지 정도의 반찬을 준비한다고 하신다.
옛날 소시지와 동그랑땡 완전 좋아...
두툼하게 썬 옛날 소시지와 동그랑땡은 주문과 동시에 바로 조리를 한다.
그래서 아주 따끈따끈하고 맛있다.
동그랑땡은 막 육즙이 흐르는데.. 더 달라고 하고 싶었으나,
주문과 동시에 만드시는 거다보니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참았다...
목요일 메뉴 고추장찌개다.
반찬은 하나 같이 깔끔하고 적당히 주시기 때문에 먹는데 부담이 없다.
밥은 모자라면 요청 시 더 주시지만, 나는 늘 체중 조절 중이기 때문에... 처음에 주신 한 그릇만 먹었다.
뜨거운 뚝배기 안에서 고추장 찌개가 펄펄 끓는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맛있게 찍고 싶어서 한 컷.
1인분의 백반이기에 양이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나온 반찬을 모두 다 먹어보면 꽤 양이 많다.
펄펄 끓는 고추장찌개를 먹기 위해 잠시 기다려서 식혔다가 먹었다.
안에는 감자와 양파 등의 채소와 두부, 돼지고기가 들어 있다.
고추장찌개를 선호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맛있게 먹었다.
고추장찌개 특유의 텁텁함도 강하지 않고 깔끔해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금요일이니까 순두부찌개를 먹으러 방문했다.
김치와 옛날 소시지를 제외하고 반찬이 모두 바뀌었다.
사장님께서 새벽에 나와서 그날 제공할 반찬을 만드신다고...
물론 김치 빼고.
순두부찌개도 팔팔 끓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색깔, 그 냄새.
왕도를 벗어나지 않는 정석적인 순두부찌개다.
순두부찌개를 잘 뒤섞은 뒤에 맛있어 보이라고 한 컷.
내가 원한 용도로 쓰일지는 모르겠으나...
순두부가 듬뿍 들어있어서 그런가 고추장찌개보다도 포만감을 더 느꼈다.
매콤하고 동시에 고소한 매력적인 맛이었다.
그리고 떡만두국.
개인적으로 만두국은 좋아하지만 떡만두국은 별로다.
떡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메뉴가 떡만두국이니까 주문했다.
떡만두국에는 반찬이 단출하게 나온다.
단무지와 김치.
매장에서 직접 빗은 만두는 아닌 것 같고, 기성품을 사용한 것 같다.
고기만두고, 양은 적당히 들어있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5개였는지 6개였는지.)
국물은 짭쪼름하니 간이 잘 되어 있어서 떡을 먹을 때 좋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유부도 들어있으니 금상첨화였다.
떡만두국이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하지만 역시 다음에 온다면 요일별 집밥을 먹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 보니까 아예 처음 주문할 때 반찬을 많이 달라고 하더라.
나도 다음에 가면 동그랑땡이랑 소시지 좀 많이 주세요. 라고 미리 말 해봐야지...
마지막은 커피로 입가심.
2,000원으로 커피 한 잔을 사서 나왔다.
밥을 배부르게 먹고 진한 커피 한 잔 마시니 행복했다.
장사 잘 되시고, 늘 좋은 손님들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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