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딸을 데리고 과천 서울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는 대공원이라 엄청 설레더군요.
저희 딸도 처음이지만, 저도 처음이라서...ㅎㅎ
(저는 시골 촌놈이라...ㄷㄷ)
집에서 출발할 때 빗방울이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제대로 내리지는 않았고,
중간 중간 부슬부슬 몇 방울 떨어지긴 했는데, 관람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어서 무시하고 다녔습니다.
12시 30분쯤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가 어마어마하게 많더군요.
다들 연휴고 하니 아이들에게 동물원 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은 법이죠.
ㅎㅎㅎㅎ
주차비는 5천원.
그래도 5천원에 하루 종일 주차기 때문에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선불입니다.
입구에서 미리 돈을 준비해서 지불하면 됩니다.
주차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자신의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잊지 않아야 합니다.
제가 차를 댄 곳은 수달 5번이네요.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야죠.
핫핫핫.
참 사람들이 많더군요.
가족 단위, 연인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어 이외에도 다른 나라의 말 소리가 많이 들렸습니다.
외국인들도 다 함께 놀러 온 모양이었어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이정표를 봤습니다.
일단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코끼리 열차를 타는 걸로...ㅎㅎ
모를 때는 이미 준비된 것들을 이용하면 편한 법이죠.
서울대공원 코끼리 열차 표 사는 곳입니다.
현찰 창구가 따로 있는데, 어차피 저는 카드로 긁었....ㄷㄷ
가격은 매우 쌉니다.
1인당 1천원.
6세 미만은 무료.
덕분에 제 딸은 무료입니다.
아기가 어리기 때문에 어른 1장만 끊었습니다.
1천원에 대공원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알고 보니 동물원은 제일 가까이 있더군요.
굳이 코끼리 열차를 타지 않아도 될만 했는데,
그래도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그보다는 내가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ㅋㅋㅋ)
동물원에 도착해서 이용권을 구매합니다.
어른 5천원입니다.
하루 종일 놀 수 있는데 5천원이면 아주 싼 거죠.
패키지가 5,600원인데 물어보니 오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이용이 불가능할 것 같더군요.
동물원 이용권만 끊었습니다.
역시나 제 딸은 6세 미만이기 때문에 무료입니다.
아직 어릴 때 자주 데리고 가야겠어요.
서울 대공원 만만세!!
ㅋㅋㅋㅋ
무료라서 아빠가 더 신났습니다...ㄷㄷ
동식물원 입장권은 어른 1명만.
당일만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입니다.
혹시 이걸 여러 번 쓰려는 사람은 없겠지...ㄷㄷ
조금 걸으니 아프리카 어드벤쳐라는 안내판이...
옛날 쥬라기 공원 느낌의 폰트군요.
은근히 짭의 냄새가....ㅎㅎㅎ
길이 넓어서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걷기에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걸었는데, 큰 무리 없었어요.
처음에는 주차장에 차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는데,
기우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들어가자마자 기린을 보고, 사막여우를 만났습니다.
쌀쌀할 날씨에 다들 웅크리고 있더군요.
불쌍합니다.
이역만리 타향에 잡혀와서 추운 데도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니...ㄷㄷ
애들이 비쩍 곯아서 불쌍해보이더라구요.
분명 제대로 관리를 해주고 있을 건데...
코끼리도 보고 사자도 보고...
원숭이도 봤는데, 사진은 없습니다.
아이를 돌보며 관람하려니 셔터를 누를 짬이 나지 않더군요.
제법 깊이 들어가서 여유가 생긴 후에야 카메라를 만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열대 조류관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맞은 편에 커다란 새 조형물이 있어서 저희 딸이 엄청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건물 입구에는 앵무새들이 앉아서 방문객들을 마중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더군요.
건물 안에는 갖가지 새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앵무새들이 가장 많더라구요.
딸과 함께 새들을 보는데,
이 녀석을 보면서 화려함에 마음을 빼앗긴 모양입니다.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더라구요.
덕분에 사진을 찍을 틈이 생겼습니다.
ㅎㅎㅎㅎ
열대조류관을 나와 한참 더 올라가니 사슴들이 있습니다.
종별 사슴들이 각자의 구역에 있더군요.
이 사슴(고라니인가)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녀석이었습니다.
철창 가까이 내려와서 우리들을 관찰하더군요.
덕분에 이 녀석 주변에는 사람들이 득실거렸습니다.
다들 멀리 떨어져 있는데, 한 녀석만 내려와있으니 인기 만점이 된 거죠.
ㅎㅎㅎㅎ
저희 딸도 사슴을 보고 좋아서 부르고 만지려고 하고...ㄷㄷ
안 된다고 했더니 철창에 딱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백사슴이 있더라구요.
염소인가....ㄷㄷ
분명 사슴이라고 본 것 같은데, 멀리서 찍은 사진으로는 염소 같기도....ㄷㄷ
나무늘보를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경사를 오르니 커다란 토템이 나타났습니다.
저희 딸이 보더니 신기한지 쪼르르 달려갔어요.
그리고는 하고개를 들어 쳐다보면서 계속 '우와 우와!'를 연발했습니다.
엄청 커다란 토템을 보니 신기한 모양이었어요.
뒷걸음질 치면서 계속 소리를 지르더군요.
나무늘보는 결국 보지 못했지만,
대신 곰을 봤습니다.
반달곰들은 야외로 나오려고 하지 않아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불곰은 실컷 봤네요.
따님께서 곰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계속 보여달라고 해서,
30분 정도 구경했습니다.
아이는 목말을 타고 봤어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서 아이의 작은 키로는 곰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제가 좀 더 컸으면 더 잘 보여줬을 건데 아쉬웠습니다.
한국인 남성 평균 신장에도 못 미치는 호빗은 그저 눈물을 흘릴 뿐입죠... ㅠㅠ
말레이 곰입니다.
옥상에 사람이 있는지 계속 옥상만 쳐다보더군요.
하품도 하고 뒹굴거리고...
반달가슴곰처럼 목 주변에 노란 털이 있어서 특이했습니다.
크기도 작은 편이고...
반달가슴곰과 친구인 듯....
곰 우리를 벗어나 내려오는데,
구름이 개기 시작하더니 맑은 하늘이 빼곰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드디어 지겨운 구름이 다 걷히는 모양이다 하고 좋아했는데,
아주 잠시 뿐이었습니다.
금방 다시 구름이 가득 차올라 우중충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마치 누가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동물원 입구까지 내려왔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4시간.
딸을 혼자 데리고 나와서 4시간 동안 밖에 있었던 건 처음이네요.
이미 따님은 잠이 들어서 유모차에 누워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저는 느릿느릿 유모차를 밀며 동물원을 빠져나왔지요.
아이가 곰을 보러갈 때까지 무려 3시간 30분 동안 걸었기 때문에 힘들만도 했어요.
어른인 저도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겨우 26개월짜리 딸은 얼마나 고단했을까요.
그대로 3시간을 내리자더군요...ㄷㄷ
이날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걸어서 내려오니 코끼리 열차를 타고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다음에 오면 걸어서 올라가고,
아이와 함께 이런 저런 경험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키즈체험이라는데,
홈페이지에서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다음에 신청해서 아이와 함께 가 봐야겠습니다.
서울 대공원은 저도 태어나서 처음이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도 많이 좋아하고.
동물을 보려면 에버랜드보다 서울 대공원이 훨씬 낫다는 말이 뭔지도 알게 됐고.
다만 사파리처럼 잔뜩 몰려있는 사자나 곰을 볼 수는 없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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