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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즐기기/맛집 찾아 삼만리

홍대 맛집/합정 맛집 그 남자의 볶음밥에서 맛있게 점심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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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화창한 봄날.

친구 녀석과 함께 합정으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뭘 먹을까 고민 따위 없이, 친구가 안내하는 합정 맛집으로 갔습니다.

배가 고픈데 자꾸만 골목길로 깊숙이 들어가서 슬슬 짜증이 밀어오르려는 찰나,

도착했습니다.



그 남자의 볶음밥입니다.

김치볶음밥 6,500원.

여의도에 비하면 참한 가격이군요.


식당 이름이 그 남자의 볶음밥인 것으로 보아,

이 식당은 볶음밥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 딱히 특별한 것은 없어보입니다만,

친구 녀석이 맛있다고 하니 기대를 해봅니다.



입구에 메뉴와 영업 시간이 걸려있습니다.

11시 30분부터 21시까지 영업이고,

15시부터 17시까지 휴식 시간이군요.

엄밀히 말하자면 휴식이 아니라 저녁 장사 준비시간이겠지만.


메뉴가 달랑 4가지인가 봅니다.

김치 치킨 볶음밥, 해산물 볶음밥, 치킨 베이컨 볶음밥, 김치 삼겹살 볶음밥.

친구가 넌지시 김치 삼겹살 볶음밥이 맛있다고 말합니다.


옳거니.

이미 먹어본 녀석이 말하는 거니 믿어봅시다.

저는 마음 속으로 오늘의 메뉴를 정했습니다.


김치 삼겹살 볶음밥!

왠지 익숙한 느낌의 맛일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아지는거죠.

기대하며 메뉴판을 향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찰칵.



먼저 올라가는 친구를 따라 올라가려다가,

입구 옆에 입간판이 서있는 것을 봤습니다.

메뉴가 있군요.

이미 찍은 사진과 동일한 건데...

김치 볶음밥이 그냥 김치 볶음밥이 아니라 UFO???

사진을 봐서는 UFO처럼 생겨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짜밥을 먹을 수 있는 10계명이 써있는데...

이 내용은 식당 안에도 있어서 찍어놨습니다.

다음에 이야기해봅시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이 식당, 범상치 않습니다.

사람들 사진이 엄청 많고 뭔가 이상한 게 서있습니다.


사진의 글씨가 잘 보일지 모르겠는데,

"당당석"이라고 써있습니다.

사람 다리 마네킹 2개를 붙여놓고,

위에는 철제 쟁반이 붙어 있습니다.


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당황하고 있는데,

친구가 앞에 있는 사진들을 가리키며 말해줍니다.


"여기서 서서 밥 먹으면 공짜야. 이 사진 속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먹은 용자들."


ㄷㄷㄷ

요, 용자다.

말 그대로 용잡니다.


계단에 서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서서 밥을 먹었다는 겁니다.

ㄷㄷㄷㄷ

아.. 아무리 세상에 공짜가 없다지만,

그렇다고 여러 사람들 오가는 계단 위에서 혼자 서서 밥 먹는 건...

좀...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모르죠, 한 일주일 굶으면 할지도...ㄷㄷ)



주문은 입구에서 기계로 합니다.

주문 기계 사진을 깜빡했네요.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친구는 베이컨 볶음밥에 치즈 토핑을 올렸고,

저는 김치 삼겹살 볶음밥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데,

며칠 전에 먹은 새싹의 비빔밥이나 여기나 뭐...


입가심을 위한 음료도 한 캔씩 주문했습니다.



음식이 준비되기 전에 먼저 음료부터 가져다 줍니다.

하긴, 음료는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오기만 하면 되니까요.

얼음컵도 함께 주기 때문에 얼음컵에 조금씩 따라서 마셨습니다.


시원하니 좋더군요.

아.. 탄산 줄여야 하는데...

자꾸만 살이 찌는데 어째서 너를 놓아주지 못하는 거니..


나는 정말 미련이 깊은 남자.. ㅠㅠ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벽마다 사람이 찍힌 사진으로 도배를 해놨고,

천장이든 벽이든 간에 이곳에 방문해서 공짜로 밥 먹은 사람들의 사진을 걸어놨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다,

한 번에 한 명이 아니라 커플도 공짜로 먹었....ㄷㄷ


어떤 사람들이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는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는 10계명이 있습니다.



짠.

여깁니다.

그 남자의 볶음밥에서 공짜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10가지 방법!


첫 번째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2월 29일에 태어난 분... 4년에 한 번 생일을 맞이하니까 불쌍하죠...

네네, 그렇습니다.

얼마나 상처가 될까요.

공짜밥으로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네요.


그리고 만우절...

사진들을 보니까 만우절에 태어난 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더군요.

뭐... 만우절이야 매년 돌아오니까.

딱히 만우절에 태어났다고 불쌍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하긴 만우절이 생일이라니..


"나 오늘 생일이야."

"구라 즐."


이런 상황이 펼쳐지긴 하겠군요.

뭐.. 나름 불쌍한 이웃이라고 생각합시다.


세 쌍둥이, F학점.. 뭐 그렇다 치고..

나머지도 그렇다 치고...


마지막이 압권입니다.

당당석에서 먹을 수 있는 분.

앞서 사진으로 보여드렸던, 계단 위 홀로 서서 먹는 그곳, 당당석.


이름은 당당석입니다만, 저는 당당하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걸려있는 사진들을 보자니,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꽤 많은 분들이 공짜밥을 드셨더군요...ㄷㄷ

역시 자본주의 사회... 재화를 아낄 수 있다면 쪽 팔림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건가...



단무지.

이 식당의 유일한 반찬입니다.

두 사람이라고 한 사람이 2개씩, 4개를 가져다 줬군요.

어차피 더 달라고 하면 양껏 주니 상관 없지만...


김치 볶음밥 전문점이라서 굳이 다른 반찬은 없어요.

일반적으로 분식집 가서도 볶음밥에 김치랑 단무지만 나오는데,

김치는 볶음밥 안에 들어있으니...

단무지만 나와도 이상할 건 없습니다.



장국입니다.

무슨 장국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간장을 베이스로 만든 것 같습니다.

짭쪼롬하고, 목이 막힐 때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맛입니다.


몇 번을 더 달라고 해서 후루룩 마셨네요.

맛도 나쁘지 않았고, 물이나 음료보다는 장국이 더 잘 먹혀서...



드디어 제가 주문한 김치 삼겹살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UFO 김치 볶음밥이라더니 그 비슷하게 생겼군요.


뜨거운 팬 위에 달걀찜(!)이 한 바퀴 두르고,

김치볶음밥이 동그란 돔 형태로 있습니다.



좀 느낌있게 찍어보려고...ㄷㄷ

그런데 잘 모르겠죠?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일단 셔터를 눌렀습니다.

김치볶음밥이야 볶아서 대접에 담았다가 뒤집어 엎어놓는다 치지만,

이 포실포실한 달걀찜은 어떻게 만드는지 당췌 알 수 없네요.


달걀찜이 엄청 보드랍고 포실포실해서 정말 좋더군요.

김치볶음밥의 짠맛도 잡아주고, 입 안을 달그락거리며 돌아다니는 밥알들도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친구가 주문한 베이컨 볶음밥 + 치즈토핑입니다.

보는 것만으로 느끼하군요...ㄷㄷ


친구는 다이어트를 한다더니 자비 없이 치즈 토핑을 올려버렸습니다...ㄷㄷ

뭐, 치즈라는 놈이 으레 그렇듯, 칼로리는 자비 없지만 맛 역시 자비가 없겠죠.

그냥 맛으로 뺨따구를 때리는 맛일 겁니다.


분명 그러하겠죠.

하지만 저는 친구의 것을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았습니다.

딱히 치즈가 땡기지 않았거든요.

굳이 먹을 필요를 못 느꼈으니까...ㄷㄷ



슬며시 녹아내린 치즈가 참...

뇌쇄적이군요...

참 맛있을 것처럼 보이고, 먹음직하게 생겼지만...

그래도 저는 먹지 않았습니다.


당분간 치즈 종류는... 좀...

계속 느끼한 걸 먹어댔더니..

힘들어서요.. ㅠㅠ



한 숟가락 떴더니 모양이 아주 엉망이 되었네요.

달걀찜도 양껏 얹어서....ㄷㄷ


달걀찜과 김치 볶음밥의 하모니가 아주아주아주 좋습니다.

서로 맛의 비는 부분을 잘 보완해주고,

식감도 서로 섞이면서 균형있게 입 안을 꽉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삼겹살도 적당한 크기로 꽤 많이 들어 있어서,

고기성애자인 제 마음을 흡족하게 했습니다.


근 한 달 만에 홍대 근처까지 가서 밥을 먹었는데,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혹 기회가 되면 또 찾아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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