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이사를 하셔서, 집들이겸 해서 평택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내려갔는데,
아버지께서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며 평택 신도시를 엄청 돌아다녔어요.
육미촌이라는 돼지갈비집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셨는데,
원... 대기가 너무 길어서 아버지께서 20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풍성갈비로 갔습니다.
메뉴판입니다.
20년 동안 이 메뉴판은 아니었을 거고, 중간에 바뀐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도 풍성갈비를 봤으니, 그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건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돼지왕갈비는 돼지갈비에 비해 기름이 많다고 해서 돼지갈비로 주문했습니다.
평택은 고깃값이 안양이나 서울보다 싸네요.
돼지갈비가 11,000원이라니.
기본 찬이 나왔습니다.
뭔가 엄청 많네요.
반찬이 푸짐한 건 좋습니다.
고기가 아니더라도 먹을 것이 많다는 이야기니까요.
마늘과 된장, 양파, 브로콜리와 새송이, 양상추 샐러드, 무 김치, 명이나물, 오이 장아찌, 그리고 쌈 채소입니다.
저는 양파와 무 김치를 가지고 고기를 싸먹었는데,
칼칼하고 새콤하니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아주 좋더군요.
덕분에 고기를 말 그대로 양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좀 적당히 먹어...ㄷㄷ)
나머지 반찬들도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저는 나머지 반찬들 합친 것보다 무 김치와 양파를 더 좋아하니까...ㄷㄷ
잠시 기다리니 숯불이 나왔습니다.
역시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이죠.
누군가는 숯에서 나오는 성분 때문에 안 좋은 거다라고 하지만,
일단 내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좋으니 모든 어려움을, 나쁜 점을 상쇄하는 겁니다!
ㄷㄷㄷㄷ
옆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숯이 담긴 철 바구니가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고기를 구울 때는 불 조절이 중요하니까,
타지 않도록 적당히 불을 조절해야 합니다.
고기 굽는 동안 정말 열심히 오르락 내리락 했네요. ㅎㅎㅎ
제가 또 한 고기 굽거든요...ㄷㄷ
잘 먹기 위해서는 조리를 잘 해야하는 거죠!
이것이 나의 신념!!!
(뭐래니.)
돼지갈비가 나왔습니다.
고기는 보통 생고기가 나오는데, 특이하게 초벌을 해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생고기를 그대로 구우면 숙련되지 못한 사람들이 잘 태워먹기 때문에,
불판에 눌러붙고, 까맣게 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초벌을 하는 모양입니다.
덕분에 고기 굽는 시간도 절약되고,
더 맛있게 구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맛있었다구요.
ㅎㅎㅎㅎ
초벌된 돼지갈비를 불판 위에 올립니다.
불판은 얇은 쇠줄로 만들어진 불판입니다.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포천까지 가서 이 얇은 쇠줄 불판에 소고기를 구워주는 식당에 갔었는데...
헛헛헛.
정말...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네요.
완전 엉망이어서,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포천에 가지 않는다는...ㄷㄷ
여튼 불판을 보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랐으나,
입맛 까다롭기로 조선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실 아버지께서 데리고 간 집이니,
걱정은 일단 덮어두기로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입맛은 정말 까다롭거든요.
절대 네버 맛있는 집이 아니면 가지를 않습니다.
ㅎㅎㅎㅎ
퐈이아!!!
열심히 갈비를 굽습니다.
제가 불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고기에서 기름이 떨어져 불이 붙었네요.
황급히 손잡이를 돌려 숯불을 내려가게 해서 불을 잡았습니다.
다행히 기름기가 많아서 쉽게 타지는 않더라구요.
막 그을리고 그런 것도 없어서 그저 맛만 좋을 뿐. ㅎㅎㅎㅎ
고기를 열심히 뒤집어가며 구웠습니다.
고기는 소중하니까, 절대 네버 태울 수 없어!!!
다 익은 갈비는 양파와 함께 먹습니다.
새콤한 양파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맛의 밸런스를 제대로 맞춰줍니다.
여러분,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돼지갈비는 사랑입니다.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행복합니다.
양념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더군요.
다만 제가 너무 익힌 건지, 혹은 간이 강하게 배었는지 살짝 짰어요.
다른 반찬이나 밥과 먹으면 괜찮긴 했는데,
고기만 먹으면 많이 짜더군요.
살짝 아쉬웠습니다.
돼지갈비에는 뭐???
공깃밥이 아니라 냉면이죠.
특히 물냉면. ㅋㅋㅋㅋ
물냉면에 잘 익은 돼지갈비 한 점을 싸서 먹으면...
천상의 맛입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고기를 감싼 냉면은 사랑입니다.
만, 풍성갈비의 물냉면은...
아쉬웠습니다.
일단 사리를 너무 삶아서 다 퍼졌어요. ㅠㅠ
냉면 사리는 탱글탱글하니 쫀득한 맛이 살아줘야 하는데,
이건 뭐... 그냥 축 퍼진 사리라서 탱글탱글한 맛이 없더군요.
그나마 갈비의 식감으로 커버했달까...
냉면 육수야 뭐, 이제는 대부분 식당에서 상향 평준화가 되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리에 마음이 상해서... ㅎㅎㅎ
오랫만에 평택에 내려가서 부모님과 맛있는 식사를 했네요.
아버지께서 맛있는 돼지갈비를 사주셔서 행복하게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그러했지만, 아내는 아이와 함께 밥을 먹느라...ㅠㅠ 아내에게 늘 미안해요.)
다음에 평택에 내려가면 아버지께서 아마 이번에 못 갔던 고깃집을 데리고 가주실 것 같은데,
그때 또 평택 맛집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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