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주여행에서 제주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딱 세 번 뿐이었습니다.
여행 둘째 날의 아침, 점심, 저녁.
나머지는 밥을 먹기 애매한 시간이었거든요.
그나마 마지막 날에는 호텔 조식을 먹었는데, 그 때는 사진도 못 찍고... ㅠㅠ
숙소 근처에 위치한 신스버거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혹시나 사람이 많아서 못 먹을 것을 대비해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드렸는데,
오픈 타임에는 예약이 없다고 해서 바로 달려갔습니다.
12시에 13명 예약이 있다고 해서 좀 더 서두르긴 했어요.
아기까지 데리고 기다리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입구에 영업 시간 표시가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은 영업을 쉬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한다는 군요.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으니 꼭 잘 알아둬야 합니다.
제주도에서 서울 생각하고 음식점 갔다간 밥 못 먹고 돌아가는 수가 있어요...ㅠㅠ
제가 칼국수 먹으려다 그리 되었습니다. ㅠㅠ
내부는 깔끔합니다.
통나무로 된 바(bar)와 의자가 여럿 놓여 있고, 가운데에는 물고기가 노니는 수조가 있습니다.
오리 모양도 있어서 딸이 좋아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홀에 가운데에는 길쭉한 수조가 있다보니,
면적에 비해 많은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비좁을 것 같더군요.
이 건 살짝 아쉬운 점이었어요.
홀에 아기 의자가 1개 준비되어 있어서 테이블에서 아이를 대동하고 식사하기 좋았습니다.
다만 1개 뿐이라 이미 다른 팀이 사용하고 있다면 아기 의자가 없으니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메뉴 사진이 친절하게 붙어 있습니다.
조리실 앞에 대문 만하게 붙어있기 때문에 잘 보입니다.
저희는 커플 세트로 주문했습니다.
흑돈갈비버거와 함박스테이크, 문어볶음밥, 백년초 에이드, 베트남 커피의 구성이군요.
처음에 베트리카노가 뭔가 했는데, 베트남 커피더군요. ㅎㅎㅎ
마침 SNS 이벤트를 진행 중이어서,
낼름 사진을 찍어 올리고 백년초 아이스크림을 하나 받아들었습니다.
바로 받은 건 아니고,
계산 시에 1천원 할인 or 백년초 아이스크림 증정이었는데,
쿨하게 아이스크림으로 선택했지요.
아이스크림에 대한 평가는 이 포스팅 마지막에서 다루겠습니다.
꼭 끝까지 다 읽어주세요... ㅠㅠ
첫 번째 장입니다.
백년초 에이드가 한 잔에 2,500원이군요.
선인장 자생지인 월령리 근처다보니 백년초로 만든 음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옆 페이지에는 해버거와 사이드 메뉴, 음료의 가격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패스트푸드로 생각하는 버거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아니, 제주도까지 와서 먹는 거니까, 오히려 더 싼 편일지도...
우리 회사 근처 바스 버거도 버거 하나에 6천원씩 하는데...
두 번째 장에는 세트 메뉴 가격이 있네요.
뭐가 엄청 비싸 보이지만,
메뉴 구성 자체가 많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저희는 어른 두 사람과 아이 한 사람이 먹을 거니까 뭐...
커플 세트로 선택했습니다.
그 옆의 흑돈갈비버거 사진이 참...
설정샷의 중요함을 보여주는군요.
고작 햄버거가 참... 비싸 보이고 분위기 있어 보이네요.
나머지는 뭐... 그러합니다.
그리 특별할 것은 없고, 어떤 메뉴가 어떻게 나오는지 사진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네요.
매우 바람직한 메뉴판입니다.
물론... 엄청 커다랗습니다.
각 페이지가 A4 한 장이니까...ㄷㄷ
먼저 백년초 에이드와 함께 베트리카노(!)가 나왔습니다.
백년초 에이드는 색깔은 백년초의 색이지만, 맛은...
천연사이다맛...ㄷㄷ
탄산수 대신 천연사이다를 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런 맛이네요.
호불호가 크네 나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에이드라는 녀석이 원체...ㅎㅎㅎ
베트남 커피는 잔 밑에 연유가 있어서
커피를 부드러운 라떼로 마실 수 있습니다.
우유도 아니고 연유라니...
뭔가 되게 부르주아 같은 느낌이군요.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이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제가 베트남에 살고 있어서 가끔 베트남 커피를 보내주는데,
인스턴트 커피와는 또 다른 맛이더군요.
커플세트를 이루는 나머지 음식이 나왔습니다.
함박스테이크와 흑돈갈비 버거입니다.
함박스테이크의 구성이 알찹니다.
사진에서 보면 왼쪽부터 망고 판나코타, 오이 피클, 문어볶음밥, 감자튀김, 함박스테이크 순입니다.
망도 판나코타는 우리 딸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름이 생소하긴 한데, 푸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달달하면서 망고 향이 살짝살짝 도는데, 아이들 간식으로 정말 좋겠더라구요.
저도 한 입 맛을 보았습니다만, 나머지는 아이를 위해 양보했습니다.
피클이야 뭐... 할 말이 없지요.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맛이니까요.
함박스테이크와 감자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문어볶음밥이 제 입맛에 제대로였습니다.
저격 당했어요.
짭쪼롬하면서 문어향이 도는데...
우와... 지금까지 먹어본 볶음밥 중에서 순위권에 들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살짝 모자란 감이 있었지만,
적당히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추가 주문을 넣지는 않았습니다만,
다음에 간다면 저는 그냥 문어볶음밥을 시켜 먹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자 튀김과 함박스테이크를 가까이에서 찍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희 딸은 감자 튀김만...ㄷㄷ
요즘 말이 많이 늘었는데,
갈색빛 양념만 보면 맵다고 안 먹는다고 하네요... ㅠㅠ
억지로 한 입이라도 먹이려고 했지만 실패.
덕분에 제가 다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살짝 짜기 때문에 감자 튀김이 매우 간절합니다. ㅎㅎㅎ
다른 각도에서 찍은 흑돈갈비 버거입니다.
제주도 흑돼지 갈빗살로 만든 버거라는데...
빵이 분홍색인 것은 백년초를 사용해서 만든 빵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채소도 신선하고, 패티도 맛있었습니다.
양념은 살짝 짠 느낌이지만, 그래도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서 충분히 상쇄하더군요.
수제 버거인데다 크기까지 크다보니 나이프로 잘라서 먹게 됩니다.
위에 있던 빵이 찢어지는 바람에 밑에 빵 밖에 남지 않았군요.
ㅎㅎㅎㅎ
한입 크기로 잘라서 맛있게도 냠냠했습니다.
맛있네요.
양도 꽤 많고.
커플 세트지만, 아이까지 세 명이 충분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론 저는 살짝 부족한 감이 있었지마는...ㄷㄷ)
이제 대미를 장식할 백년초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오오...
색깔은 진한 분홍빛 때문에 엄청 맛있어 보입니다.
근데.. 이 사진은 색감이 묘하군요... ㅠㅠ
정말.. 보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어요...
이제 니캡은 그만 놓아주고 라룸으로 갈아타야 하나...
여튼 뻘 소리는 그만하고,
기대를 가지고 먹었는데, 당황했습니다.
엄청 시큼하네요.
후회했어요.
그냥 1천원 할인 받을 걸...
괜한 호기심에 이거 하나 먹어보겠다고... ㅠㅠ
저희 딸도 입을 한 번 대더니 아빠 다 먹으라고...ㅠㅠ
아내도 맛을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다음에 찾는다면 아이스크림은 패스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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