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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즐기기/맛집 찾아 삼만리

안양예술공원 우정회관 : 한겨울, 얼음썰매 즐기고 뜨끈하게 즉석 떡볶이로 배를 채우자.

by 윤군이오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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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제일 끝까지 올라가면 공영주차장이 하나 있다.

그 옆으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계곡은 겨울만 되면 얼음이 꽝꽝 얼어서 천연 얼음썰매장이 된다.

그야 말로 자연의 축복인 셈이다.

왼쪽을 보면 우정회관 건물에서 내려오는 계단도 보인다.

여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날도 추운데 나와서 신 나게 얼음썰매를 즐긴다.

애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얼음썰매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우정회관에서 무료로 썰매를 대여해주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문의한 후에 대여 장부를 작성하고 대여한다.

당연히 반납은 의무!!

괜히 좋은 마음에 무료 대여해주는데 가져가는 만행을 저지르지 말자.

따님께서는 신 나셔서 3시간 동안이나 썰매를 타셨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썰매인데도 거부감이나 무서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그저 즐기고 즐기고 또 즐기고.

덕분에 나만 힘들지 뭐.

육아는 일주일 내내 풀 가동인지라 쉬는 시간이 없다.

신 나게 놀고 해가 떨어지며 추워졌다.

배도 고프니 더욱 추운 것 같아 우정회관으로 들어갔다.

썰매를 무상으로 대여해준 공을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약한 마음이 컸다.

 

겨울메뉴가 따로 있다.

여름에는 백숙을 파는데, 겨울에는 아이들 데리고 많이 찾으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제공하는 것 같다.

가격이 조금 센 편이지만, 그래도 무료로 썰매를 대여해줘서 세 시간 동안 즐겁게 놀았으니 뭐.

기본 반찬은 별 것 없다.

배추 김치와 단무지.

겨울메뉴가 분식집 메뉴기 때문에 반찬도 분식집 스타일로 나오는 것 같다.

먼저 돈까스가 나왔다.

1만원짜리 돈까스라기에는 뭔가 좀 많이 왜소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닐거야.

어쨌든 나왔다.

주문하고 시간은 조금 걸렸다.

옛날 양배추 샐러드.

그래, 양배추 샐러드는 케찹에 마요네즈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먹었던 추억의 맛이다.

이건 참을 수 없지!

돈까스 소스.

따로 만드는 것 같지는 않고, 시판 소스 위에 참깨를 올려준 것 같았다.

찍어 먹으면 맛있지만, 굳이 안 찍어 먹어도 아쉬움은 없었다.

돈까스.

등심은 아닌 것 같고, 안심 같은 느낌이다.

적당히 도톰하고 바삭하다.

그리고, 경양식이나 일식 돈까스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던 가정식 돈까스 맛이다.

별 다른 기교 없이 정직하게 고기에 소금 후추 간하고 튀김옷 입혀서 튀겨낸 느낌.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건가??

어쨌든 옛날 생각하면서 먹었다.

요즘 스타일의 맛은 아니었지만 추억 보정 때문일까, 추운데서 3시간 동안 놀았기 때문일까.

맛있게 잘 먹었다.

즉석 떡볶이 2인분.

양배추가 듬뿍 들어간 떡볶이다.

2인분인데 왜 달걀이 1개 뿐이냐??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 개는 매워지기 전에 건져서 따님께 드렸다.

아직 따님께서 매운 음식에 취약하므로...

밀떡이 들어 있고 판 어묵 2장 정도를 썰어 넣은 것 같다.

나는 떡보다 어묵이 좋은데, 적어서 살짝 아쉬웠다.

국물이 끓기 시작할 즈음, 추가로 주문한 라면 사리가 나왔다.

라면사리는 봉지 사리면을 주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반 정도 삶아서 내어온다.

약간 꼬들거리는 상태로 나오는데, 꼬들면을 좋아하면 잠깐 국물에 담갔다가 꺼내서 먹으면 될 것 같다.

나는 푹 퍼진 면을 좋아하는지라...

양념과 함께 열심히 더 끓였다.

양파, 양배추, 파 등 채소의 숨이 확 죽으니 양도 같이 줄었다.

채소가 많은 음식이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살짝 아쉽다.

덕분에 떡은 더 잘 보이게 되었다.

적당히 잘 익었으니 꺼내서 앞 접시에 덜어 담았다.

떡이 쫄깃하고 좋다.

양념이 상당히 매콤하다.

국물에서 신라면 스프 맛이 난다.

 

이것은...

중학교 시절, 시내의 떡볶이 전문점에서 먹던 맛!

추억의 맛을 끄집어내는 맛이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다.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고.

 

어쩜 이렇게 추억에 기댄 맛을 잘 표현했을까 싶다.

날씨 덕분인지 시장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뜨끈한 떡볶이를 바닥까지 긁어 먹었다.

양이 살짝 아쉬울 수 있었는데, 따님께서 돈까스를 많이 드시지 않아서 내가 처리하며 배가 불렀다.

 

다른 사람들은 잔치국수가 진짜 맛있다고 하던데,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뜨끈한 국수나 한 그릇 말아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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