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회사 근처 식당 포스팅이다.
동료가 한 번 가봤는데 맛있었다고 해서 청송옥에 다녀왔다.
동료의 말로는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갔다가 개안하고 나왔다고 한다.
평소 국밥을 매우 즐기는 나에게 장터국밥이란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입구는 오르막길 중간에 있다.
식당 양 옆으로 커피 전문점이 위치하고 있다.
시청역에서 나와서 회사까지 오는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커피 전문점이 있다.
그야말로 과포화 상태...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건 취향껏 할 수 있으니 좋은 건가.
입구로 들어서니 장터 국밥 일미라는 액자가 걸려있다.
옆에는 화장실.
일본의 잡지에도 소개된 모양이다.
벽에 차림표가 붙어있다.
원산지 표시도 함께.
장터국밥, 사골국밥, 육회비빔밥, 메밀냉면, 떡국, 술국 9,000원 균일가.
삼겹살 180g 15,000원
소갈비살 150g 20,000원
육회 200g 25,000원
곱창전골 15,000원
오리로스 180g 15,000원
나는 당연히 장터국밥을 주문했다.
이제 1만원 내고 국밥 말아먹으면 커피도 못 마시는 시대가 되었다.
그야 말로 물가가 어마어마하다.
반찬은 배추 김치와 깍두기 두 가지다.
덜어먹도록 되어 있다.
테이블 위에 접시도 준비되어 있으니 먹을만큼만 덜어 먹도록 하자.
물은 주전자에 담겨 있다.
컵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에 따라 마시면 된다.
이렇게 준비해놓으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편하지만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뭐랄까... 여튼 그러하다.
잠시 기다리니 밥이 나왔다.
밥과 국물이 따로 나온다.
그리고 소면도 함께 나왔다.
사기나 뚝배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색이 바랜 플라스틱 그릇이다.
물론 내열성 재질이겠지만, 너무 오래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좀....
차라리 뚝배기나 사기 그릇을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소면을 함께 주는데, 양이 꽤 많은 편이다.
소면을 이렇게 많이 주는 이유는 밥이 반 공기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밥이 모자라면 소면으로 채우라는 뜻인 듯.
공깃밥은 말 그대로 반 공기 밖에 안 들어있다.
나처럼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은 밥 양은 매우 슬픈 일이다.
조금 더 많이 줬으면 좋았을텐데.
먼저 소면을 적당히 덜어 국물에 말았다.
국물은 얼큰하니 속이 풀리는 느낌이다.
고기와 함께 후루룩 먹으니 참 좋다.
맛은 괜찮은 편이다.
적당히 얼큰하고, 고기 냄새도 적당하고.
소면을 국물에 말아 후루룩 다 먹어 치운 후, 바로 밥을 말았다.
이제 장터국밥의 진정한 맛을 느낄 시간이다.
잇츠 쑈 타임!!!
밥 위에 고기, 무를 얹어서 크게 한 입 먹었다.
얼큰한 국물에 달달한 무가 합쳐지니 좋지 아니한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여기까지는 맛에 대한 이야기고.
솔직히 두 번은 안 갈 것 같다.
맛은 나쁘지 않으나, 위생 상태가 영....
가장 경악한 건, 종업원들이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일하는데 그 용도가 어마무시하다.
고무장갑을 낀 채로 행주를 들어 테이블을 닦고 그 장갑을 그대로 착용한 채 국밥에 파를 듬뿍 쥐어 넣는다.
하필이면 내가 앉은 자리가 주방 바로 앞이라 그 모습을 그대로 목격하고 말았다.
게다가 소면을 내놓기 전에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쳐서 내오는데,
빨간 플라스틱 소쿠리가 냄비 안에서 함께 끓고 있다.
하다 못해 스테인리스 채반을 썼다면 별 생각 없었을 텐데 플라스틱 소쿠리라니...
다른 블로그 글들을 찾아봤더니 다들 맛은 나쁘지 않으나 위생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평들이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두 번은 못 갈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 둔감한 내가 이럴 정도면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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