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아내가 카레를 먹고 싶어했습니다.
요 며칠 계속해서 카레 이야기를 했던 터라, 큰 맘 먹고 카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집 근처에 대형 마트가 있어서 당장 달려가 카레 재료를 사왔습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뚜기 백세카레 약간 매운맛 100g, 돼지고기 앞다리살 200g, 감자 2개, 단호박 1/3개, 양파 2개, 당근 1개, 물 700㎖입니다.
아내님께 맛나는 카레를 만들어 주기 위해 각 재료를 다듬어 준비합니다.
단호박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고... 싶었으나...
저는 분명히 한 입 크기로 썰었다고 생각했는데,
한 입에는 먹을 수 없는 크기네요...ㅠㅠ
제가 생각보다 손이 커서 요리를 하면 늘 분량에 실패하곤 합니다.
돼지고기는 냉장육으로 맛있어 보이는 놈으로 골라왔습니다.
냄새도 나지 않고 아주 좋더라구요.
감자는 물에 잘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었습니다.
단호박보다는 훨씬 먹기 편한 크기입니다.
게다가 감자는 익으면서 부서져 크기가 작아집니다.
원하는 크기보다 조금 더 크게 잘라야 음식을 다 만들었을 때 먹기 좋은 크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당근도 역시 먹기 좋은 크기....일 겁니다.
아마도 그럴 거에요.
생각보다 당근이 단단해서 익어도 잘 부서지지 않더라구요.
이번에 카레를 하면서 당근은 제일 먼저 조리해서 익혀야 한다는 걸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양파는 그냥 막 썰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채 썬 양파가 좋더라구요.
작은 크기의 양파 2개를 통통통 잘 썰었습니다.
어차피 양파는 잘 익으면 크기가 어찌되든 간에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재료를 준비할 차례입니다.
제가 산 건 오뚜기 백세카레 100g입니다.
마트 직원분께서 말하길 백세카레가 일반 오뚜기 카레보다 강황의 비율이 높아서 몸에 좋다고 하더라구요.
아내님께는 제일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신랑의 마음이니 주저 없이 골라왔습니다.
계량선이 있는 볼에 물 700㎖를 넣고 카레 가루를 전부 다 부었습니다.
기술이 좋아져서 안 뭉치고 잘 풀린다고 하더군요.
일단 저 큰 수저로 녹이는데 술술 잘 녹았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녹아서 놀랐어요.
예전에 어머니, 아버지께서 하실 때는 물에 잘 안 녹아서 오랫동안 젓는 모습을 봤었는데.
처음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고기를 볶았습니다.
고기의 핏기가 사라질 때 즈음 채소를 넣고 다시 볶아줍니다.
중요한 점은 각각 채소별로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단단한 채소부터 볶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한 번에 다 때려 넣어서... 망했어요...ㅠㅠ
대충 다른 채소들이 익어간다 싶어서 양파를 투입했습니다.
작은 것 2개라서 얼마 안 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어마무지한 양이라서 놀랐습니다.
저는 이렇게 또 분량 조절에 실패했어요...ㅠㅠ
어쨌든 양파가 잘 익을 때까지 신나게 팬을 저어주며 볶습니다.
팬 안의 채소들이 적당히 익었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카레물을 쏟아붓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들어갔기 때문에 처음에는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참 졸여주니 곧 카레 같은 모양이 되더군요.
카레는 졸이는 동안 눌러 붙지 않도록 잘 저어줘야 합니다.
인내력이 필요한 순간이죠.
쉬지 않고 수저를 휘휘 젓습니다.
한참 동안 졸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카레가 끓고 있어요!!!!
게다가 감자를 보면 알겠지만 날카롭던 모서리가 둥글 둥글해졌습니다.
익어서 조금씩 부서진 것이죠.
드디어 제 인생 최초의 카레가 완성된 것입니다!!!!
보기에는 충분히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데, 맛은 어떨까요.
궁금한 마음에 조금 찍어 맛을 보았습니다.
답니다.
달아요.
네, 달달한 카레네요.
설탕은 조금도 넣지 않았는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열심히 생각을 해보니...
단맛을 내는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단호박도 많이 들어갔고, 양파도 너무 많이 들어간 모양입니다.
다음에는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료 조절을 잘 해야겠어요.
어쨌든 내일 아침에 아내님께서 제가 만들어 놓은 카레 한 솥을 보고 놀랄 일이 기대되네요.
부디 입에 맞았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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