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나서 날이 맑으니 뭔가 뜨끈시원한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회사에서 나와 길을 건너, 음식점이 많이 있는 골목을 따라 들어간다.
익숙한 골목에 청안식탁이 보였다.
깔끔하게 닭개장 한 그릇 딱 하면 될 것 같다.
청안식탁은 예전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것 같다.
길가에 청안식탁의 메뉴 간판이 있다.
뭐, 그래도 점심에는 닭죽 아니면 달개장이지만.
오전 11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쉬는 시간.
마지막 주문은 오후 9시.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뭐, 내가 점심 시간 지나서 방문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알아두는 게 좋겠지.
메뉴판은 벽에 A4용지로 대신한다.
하루 종일 주문할 수 있는 게 점심에 먹을 수 있는 거고,
오른쪽에 있는 저녁 메뉴가 쉬는 시간 이후에 주문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저녁 메뉴는 오후 5시 30분부터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나는 닭개장을 먹을 거니까 큰 의미가 없을지도.
이북식 닭개장 보통 9,000원 / 특 12,000원.
차이는 곱빼기라는 거.
닭죽 보통 7,000원 / 특 10,000원
청안묵 15,000원
매콤닭무침 20,000원
닭한마리찜 30,000원
청안전 16,000원
파전 16,000원.
먹태구이 14,000원
뼈닭발 16,000원
무뼈닭발 19,000원
닭똥집볶음 15,000원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느다.
적당하지 않나?
깍두기와 맑은 국물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몇 번 방문하며 생각해보니, 다대기를 풀어 먹는 것보다 그냥 맑은 국물로 즐기는 것이 더 좋았다.
다대기를 넣으면 탁하기도 하고, 국물 맛이 확 변하는데 별로...
내가 좋아하는 맛은 아녔다.
따뜻한 물과 양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주전자와 컵을 가져다 줬다.
뜨근한 물을 마시면서 양념이 뭐가 있나 살펴보았다.
후추, 소금, 다대기.
흔히 국밥집에서 준비하는 그 정도만 준비되어 있다.
하긴, 이것 이외에 굳이 뭘 더 준비하는 게...
주문한 이북식 닭개장이 나왔다.
정갈하게 상이 차려진다.
요즘은 음식을 바로 테이블 위에 차려주는 것보다는 개인용 쟁반으로 주는 것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대에 살다보니...
물론 쟁반은 늘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을 거란 믿음 아래서...
반찬은 두 가지다.
매콤한 오징어젓갈과 깍두기.
내가 다른 젓갈은 먹지 않지만, 그래도 오징어젓과 새우젓은 먹는데,
오징어젓은 그야 말로 밥도둑이다.
매우 좋아한다.
특히 국물과 함께 먹을 때 더 맛이 좋은 것 같다.
깍두기는 맛은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조금 덜 익은 상태의 깍두기다.
청안식탁의 깍두기는 약간 더 쉬어서 아쉽다.
물론, 이 날만 그런 깍두기가 나왔을 수도 있지만.
맑은 닭개장.
식당을 다니다보면 닭계장이라고 잘못 적힌 걸 볼 때가 있는데,
닭개장이 맞다.
내가 배운 바로는 개를 넣어 끓이면 개장국(보신탕), 소를 넣어 끓이면 육개장, 닭을 넣어 끓이면 닭개장이라고 한다.
여튼 일반적인 닭개장과 달리 맑은 국물이다.
우리 엄마는 늘 빨갛고 얼큰한 닭개장을 끓여주셨는데.
어쨌든 식욕을 부른다.
잘 읽어 뽀얀 닭고기가 빨리 먹어달라고 유혹하고 있다.
닭고기와 대파를 건져 먹는 것도 좋고,
건더기 위에 깍두기를 얹어 먹으면 더 좋다.
밥을 말아 먹음도 좋고,
밥과 국물을 따로 먹어도 좋다.
어쨌든 좋다.
내가 국물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고,
그냥 맛이 좋아서일수도 있다.
어쨌든 맛있다.
순식간에 밥 한 그릇 뚝딱이다.
자주 갈 수밖에 없는 청안식탁.
오늘도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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