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본 롯데피트인에 다녀왔습니다.
따님을 뫼시고 병원에 갔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들렀죠.
산본 롯데피트인 7, 8층에 식당이 여럿 있어서 평소 안 먹던 걸 좀 먹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늦어서인지 대부분의 식당은 영업을 종료했고,
저희 부녀를 맞아주는 식당이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드디어 영업 중인 곳을 찾았는데,
키무카츠였습니다.
키무카츠...
예전에 홍대점을 갔다가 가격이 ㅎㄷㄷ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스믈스믈 기어오르네요.
자리에 앉아서 매장 이름을 찍어봤습니다.
5년 전, 홍대점은 엄청 비싸보이는 인테리어였는데,
롯데피트인 산본점에서는 뭐... 그냥 그럭저럭.
대충 이런 게 있다... 는 정도의 느낌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먹던 진짜 25겹 돈카츠.
5년 전에, 함께 먹었던 동료들이 일본에서 살다오신 분들이라서,
그분들도 이 식당이 일본에도 있는데 오지게 비싸다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그런데...
장사가 잘 안 되는지,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계란밥과 오차즈케가 단돈 1,000원이라는군요.
오오...
역시 자존심이고 뭐고, 일단 장사가 되어야 하니까...ㄷㄷ
하긴 키무카츠... 너무 비싸요.
단품도...
키무카츠의 메뉴책입니다.
두꺼운 양장으로 되어 있고, 멋들어지게 만들어놨네요.
책장을 넘기니 바로 1인 세트가 나옵니다.
어차피 따님과 둘이서 1인 세트를 주문해서 먹으면 되니까,
다른 건 보지도 않았습니다.
키무카츠는 25겹 돈카츠가 주력이라지만,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ㄷㄷ
돈까스와 우동,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로 주문했습니다.
가격도 100원 빠지는 1만원이니 그다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어차피 두 사람이 먹는 거니까,
한 사람당 5,000원!!!
ㄷㄷㄷ
테이블 한쪽에는 돈까스 소스와 샐러드 소스,
그리고 참깨와 소스 종지가 있습니다.
냅킨도요.
참깨가 들어 있는 용기가 특이한데,
통후추를 갈아내는 그런 용기입니다.
참깨가 갈아지면서 나와요.
ㅎㅎㅎㅎ
한 때 참깨를 공이로 갈아서 소스를 부어먹는 식당이 유행했는데,
이제는 가는 것도 귀찮으니 알아서 갈아서 나오는군요.
편리한 세상입니다.
주문서입니다.
1인 세트 A.
9,900원.
가격이 참 마음에 드는군요.
물이 신기하게 나옵니다.
작은 물통에 담겨 나오고, 컵은 종이컵...
아무래도 종업원들의 업무를 줄여주려는 사장님의 갸륵한 정성인가 봅니다.
저희 따님께서 이 물통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죠.
계속해서 물을 따르겠다고 고집을 부리시다가,
결국 엎었....ㄷㄷ
기본 찬입니다.
양배추 샐러드와 단무지, 깍두기.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구성입니다.
특히 이 양배추 샐러드는...
소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키무카츠의 소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돈까스 소스를 양념 종지에 담아낸 후,
참깨 용기를 뒤집어 돌렸더니 깨가 곱게 갈려서 눈처럼 내립니다.
오오...
역시 따님께서 본인이 하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셨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난 후,
참깨가 함박눈처럼 쌓였어요...
그런데... 샐러드 준 이후로 감감 무소식입니다.
음식이 나오질 않아요...
양배추 샐러드 나오고 20분이 지나서야 나온 우동...ㅋㅋㅋ
아, 무슨 우동 면 삶는데 20분이 걸리냐고요...
어차피 육수는 따로 포장된 거 뜯어서 끓여주는 걸 텐데...
게다가 우동 사리가 제대로 안 익고 중간 중간 설 익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유난히 하얀 부분이 보이는데,
제대로 익지 않은 부분이죠...
보아하니 종업원들이 손님이 많아서 마음이 급해져서 제대로 확인을 못한 것 같습니다.
아쉬운 상황이지만, 어린 친구들이 고생하는 것 같아서 아무말 않고 따님과 함께 우동을 흡입했습니다.
엄청 배 고팠거든요.
우동 맛은...
특별할 것 없습니다.
그냥 우동이었어요.
그리고 20분이 흘렀습니다.
드디어 밥과 미소국,
그리고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식당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앉은 후,
10분이 지나서 샐러드가 나왔고,
샐러드가 나오고 20분 후에 우동이 나왔고,
우동이 나오고 20분이 지나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이 무슨...
인내력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고.
슬슬 짜증이 치밀어오르더군요.
게다가 밥 상태도 그리 좋지 않고...
화를 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어린 종업원이 손님이 많아서 늦어졌다고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여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종업원이 무슨 죄입니까.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 뿐인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은 돈까스.
5년 전에도 제 손바닥보다 작은 돈까스가 나와서 당황했는데,
이번에도...
제 손바닥 보다 작은 돈까스입니다.
고작 5조각이에요.
5조각.
아무리 1인분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우동을 먹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돈까스가 너무 작았어요.
고기는 두툼합니다.
등심 부위인지 살짝 퍽퍽한 감이 있더군요.
그래도 저희 따님은 시장하셨기 때문에 양손에 쥐고 엄청 맛있게 드셨습니다.
따님이 4조각, 제가 1조각 먹었네요.
먹고 나서 대체 내가 뭘 주문한 건가...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산본 롯데피트인에 있는 식당들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올 때마다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네요.
앞으로 산본 롯데피트인에 밥 먹으러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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