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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비가 많이 오던 날, 차창에 맺힌 빗방울을 잡았다.
종종 이런 사진을 찍는데,
뭐랄까 심도가 얉은 사진을 만들면 왠지 우쭐해진다.
그저 최대 개방으로 아무렇게나 셔터를 누른 사진인데,
아무것도 아닌데, 자꾸만 찍게 된다.
렌즈 자랑도 아니고 내용도 없는 사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찍게 된다.
의미는 없다.
그냥, 내 삶이 이렇지 않은가 반추하게 된다.
아주 좁은 지점만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비가 오고 나서 며칠 동안 하늘이 참 맑갛다.
퇴근길에 기분이 좋아져서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아직도 점심 때는 뙤약볕이 내리쬐지만,
퇴근길 무렵에는 뉘엿뉘엿 지는 볕이 좋다.
늘 이렇게 편안한 날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하루라도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는데,
순간 순간 찾아오는 평안함을 누릴 수 있는 내가 되길.
D750 + 탐론 24-70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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