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냉면을 먹었습니다.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아주머니들께 받아든 전단지 때문은 아닙니다.
그냥 이리저리 휩쓸리다 보니, 영등포 마약냉면이라는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복도에 영등포 마약냉면 여의도 2호점 간판이 홀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부제로 숯불고기 주는 집이라는 글자가 보이네요.
네네, 그렇습니다.
단순히 냉면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냉면과 함께 주는 숯불고기를 먹으러 온 것입니다...ㄷㄷ
새로 생긴 식당이라 그런지 깔끔합니다.
내부가 깨끗하고 딱 봐도 새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일단 깔끔해서 보기 좋더군요
벽에 메뉴판이 붙어있습니다.
무섭네요. 마약메뉴라니...ㄷㄷ
불쌈냉면이 숯불고기와 함께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머지는 뭐....
저는 불쌈냉면 매운맛을 주문했습니다.
많이 매울 거라는 종업원의 말이 있었으나, 왠지 그게 맛있을 것 같았거든요.
숯불고기가 먼저 나왔습니다.
3인분인데...
사진으로는 적어보이네요.
양은 충분했습니다.
숯불 불고기입니다.
맛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런 맛.
그다지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고기의 존재만으로 감사한 겁니다.
게다가... 냉면 맛 때문에...
고기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습니다.
냉면이 나왔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기계식 냉면의 비주얼입니다.
딱히 특별할 것 같은 느낌도 없습니다.
다만 다른 냉면집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오이를 주더군요.
왜 이렇게 많은 오이를 주는가... 싶었는데,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종업원분이 냉면을 가져다주시고는 곧 바로 주전자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게 뭔가요???라는 눈으로 쳐다보니, 냉육수니까 필요하면 더 넣어 먹으라고 합니다.
이건 비빔냉면을 주문한 동료를 위해 가져다 주신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자,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면발이 탱탱하니 맛있어 보이는군요.
게다가 양념을 잘 저어서 풀었더니 적당히 매콤해 보입니다.
식욕을 자극하는군요.
츄릅.
후루룩.
후루룩.
쩝쩝쩝.
맛있게 먹고 국물을 들이켜는 순간!!!
그 분이 왕림하셨습니다.
캡사이신 님!!!
어...
면은 그냥저냥 먹을만 했는데,
국물 속에 자유롭게 헤엄치고 계시던 그 분들이 입 안을 강타하는 순간 헬게이트 오픈.
뭐.... 헬게이트까지는 아니었지만,
여튼 엄청 맵더군요.
헛헛헛.
결국 이 매운 맛 때문에 고기가 필요한 거였어요.
고기를 엄청 먹어댔습니다.
그리고 오이도.
오이를 먹을 수밖에 없는 그런 매운 맛이었어요.
결국 오이까지 하나도 남김 없이 모든 건더기를 다 먹어치웠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입 안이 매운 것 같네요.
여튼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다시 가고 싶은 그런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호불호가 나뉘는 거겠지만, 저에게는... 애매...하네요.
서여의도에서 먹은 마약냉면인데,
저에게는 딱히 마약 같은 매력이 없었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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