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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즐기기

[리뷰] 타카노 히토미, 나의 소년 1권, AK : 섬세한 심리 묘사가 탁월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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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사람에 따라 소재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흔히 오네쇼타...라고 부르는 장르인데요,

누님과 소년을 커플링으로 엮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품입니다.


작가인 타카노 히토미(高野ひと深)님은 이 작품 덕에 처음으로 이름을 들어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정발된 작품은 [나의 소년] 뿐인 것 같네요.


30세의 성인 여성과 12살의 소년이 주인공입니다.

설정만 보고 자극적인 묘사를 기대하셨다면 아쉽게 되었네요.

이야기는 담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전개됩니다.


혹시 이상한 걸 기대했다가는 낭패.

섬세한 심리 묘사와 담담한 전개 덕인지 2017년 이 만화가 대단하다! 남자부문 2위에 뽑혔습니다.

그만큼 공감을 한 독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표지부터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여주인공 타와다 사토코는 30세, 애인은 없습니다.

스포츠 용품 제작 회사를 다니는데, 하필이면 대학생일 때 사귀었던 시이카와 후미타카가 회사 상사인데다, 같은 부서입니다.

게다가 그는 사토코의 이름을 부르며 자꾸만 집적거립니다.

사토코는 후미타카를 귀찮아하면서도 은근히 기대합니다.

외로움은 헤어진 옛 연인에게도 일말의 희망을 품게 만들죠... ㅠㅠ


남주인공 하야미 마슈는 12세.

사토코의 집 근처에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자식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아버지 밑에서 남동생을 셋이나 두고 있습니다.

혼자서 늦게까지 축구 연습을 하거나 집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 복잡한 가정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후미타카의 집적거림을 피해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사토코는 공원에서 늦은 시각까지 트래핑 연습을 하고 있던 소년과 마주칩니다.


대학시절 풋살 동아리 활동을 했던 사토코는 마슈에게 공을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미소녀인 줄 알았던 아이가 소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소년의 아름다움에 취한 그녀는 그만...

이라는 전개는 당연히 아니구요. ㄷㄷ



사토코는 늦은 시각까지 연습을 하는 소년에게 가족들이 걱정하겠다며 말을 붙여보지만,

소년은 걱정하지 않을 거라 대답하고, 떠나는 사토코에게 "누나도 조심해서 가세요."라고 인사합니다.

생각지 못했던 소년의 인사에 사토코는 당황합니다.


다음 날, 휴일이라 아무 생각 없이 저녁까지 잠들어버린 사토코는 장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각에 집을 나섭니다.

TV에서는 어린 소녀에 대한 외설 행위를 한 남성이 체포되었다는 등의 뉴스가 나오지만,

사토코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죠.


그녀가 공원을 지나는데, 마슈를 붙잡고 있는 의심스러운 남성을 보게 됩니다.

그때,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는 뉴스 내용.

사토코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름도 모르는 소년을 "유"라고 부르며 달려갑니다.

남성은 당황하여 도망쳐버리고, 사토코는 조심해야 한다고 타이릅니다.


며칠 남지 않은 레귤러 테스트를 위해 연습을 해야하지만,

집에서는 연습을 하면 혼나기 때문에 늦은 시각까지 공원에 나와 홀로 연습을 한다는 마슈의 말에 사토코는 자신이 연습을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마슈의 테스트 전까지 칼퇴를 해서 마슈와 함께 연습을 합니다.



사토코는 마슈와 연습을 하면서 아이에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슈에게 자꾸만 신경을 쓰게 됩니다.

마슈의 테스트 전날, 후미타카가 사토코에게 술 한잔 하자고 제안을 합니다.

어차피 이제 마슈의 테스트를 위한 연습도 마지막이고,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었던 사토코는 제안을 수락합니다.


후미타카는 약속 장소에 나온 사토코에게 자신의 애인을 소개하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에 사토코는 평정심을 잃고 맙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어두컴컴한 공원에 홀로 앉아있는 마슈를 발견한 사토코는 그를 책망하지만,

테스트에 떨어졌고, 이제는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마슈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제야 사토코는 마슈가 했던 이야기들과 그의 차림새를 되새기고, 측은함을 느껴 자신의 집으로 데려 갑니다.


마슈가 씻는 동안 잠시 잠이 들었던 사토코는 자신을 깨우는 마슈 앞에서 눈물을 보입니다.

지금껏 후미타카가 자신과 같이 헤어졌음에도 자신을 잊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애인을 소개하는 바람에 자신의 쓸데없는 희망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마슈는 멍하니 눈물을 흘리는 사토코를 안아줍니다.

"슬플 땐 사람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좋댔어요."

아... 저는 이 대사에 심쿵했어요.

저도 힘들고 지칠 때면 늘 아내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서 힐링하는데...

이게 저만 그런 게 아녔군요...


사람은 타인의 심장소리로도 충분히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거죠.


마슈의 말에 자극을 받은 사토코는 그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고 두 사람은 부둥켜 안고 서로를 보듬어줍니다.



마슈는 계속해서 축구를 하고,

사토코는 자신을 다 잡으며 회사 생활을 해나갑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줍니다.

사토코와 마슈는 점점 가까워지지만, 사토코는 마슈에게 자신은 그저 지나가다 만난 사람일 뿐인데 오지랖을 떠는 건 아닌가 걱정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후미타카가 남자친구가 생겼냐 물어보는 것에 마슈를 떠올리고 맙니다.

뭐, 남자친구라는 말에 고작 초등학생을 떠올린 것에 대해서 더 우울해하지만....


담담하고 큰 사건도 없지만,

참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제가 주저리주저리 다 써놨는데,

심리묘사를 정말 잘해서 만화를 보는데,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후지야마는 사춘기가 끝나서 당분간 챙겨볼 작품이 없어진 게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의 수작을 만나서 매우 기쁩니다.


2권의 출간일이 매우 기대되네요.



[고화질] 나의 소년 1
타카노 히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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