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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즐기기

[리뷰] Asano Inio, 소라닌, 랜덤하우스코리아/DCW

뭔가 볼 게 없나... 기웃거리다가 랜덤하우스코리아/DCW에서 나온 [소라닌]을 발견했습니다.

평점이 좋더라구요.

친구에게 봤냐고 물어보니 동명의 영화도 있는데, 엄청 감동적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하도 오래 전에 봤던 거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말도 함께... ㅎㅎㅎ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이 작품을 볼 예정이 있는 분이라면 창을 닫아주시기 바랍니다.

다 읽고나서 스포쟁이라고 욕하셔도 저는 어쩔 수 없....ㅠㅠ



소라닌 1권의 표지입니다.

사진 위에 주인공인 다네다와 메이코가 사이 좋게 서있습니다.


지방에서 도쿄로 올라온 다네다와 메이코는 사랑에 빠져 6년째 연애 중입니다.

그리고 1년째 동거 중이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숨막힐 듯 돌아가는 도쿄의 삶 속에서,

메이코는 안정적으로 급여가 나오는 회사에서, 더러운 꼴을 당하면서도 '이 회사는 월급이 괜찮으니까 아무렴 어떠냐."하며 자신을 합리화시킨 채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지겹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듯 판에 박은 일상이지만, 그래도 그녀의 통장 잔고는 쌓이고 있었으니까요.


회사에서 갖은 스트레스로 짜증이 폭발할 것 같던 날,

메이코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녀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다네다는 계속해서 자고 있었죠.

자고 있는 그에게 푸념하듯 회사를 그만둘까 말하는 메이코.

마냥 자는 줄만 알았던 다네다는 메이코의 말을 듣고 그녀가 듣고 싶었던 답을 내놓습니다.

"그만둬. 정말 네가 그만두고 싶다면. 어떻게든 될 거야. 설령 사람들이 바보 취급하거나 미래가 불투명하고 결국에 닿은 곳이 이 세상의 끝의 끝이라고 해도 너와 난 함께 할 테니까."

그녀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그리고 마음이 놓이는 그 말.

다네다는 그녀에게 자신이 어떻게든 할 테니 억지로 하기 싫은 걸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죠.



예상치 못했던 다네다의 답변에 놀라는 메이코에게 그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날립니다.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사랑하는 여자에게 가장 믿음직스러운 그 한마디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길로 메이코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합니다.

반면 잠결에 했던 말에 코가 꿴 다네다는 마음에 큰 부담을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견뎌내기 시작하죠.



자신이 알아서 어떻게든 하겠다던 다네다는 그 날 이후로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그저 그 전까지 하던 대로 집세도 벌지 못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고 한 달에 두 번 밴드 연습을 할 뿐이었죠.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실망감에 메이코는 친구 아이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

아이는 메이코에게 다네다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게 아닐까 조언을 해줍니다.


집으로 돌아온 메이코는 다네다에게 하고 싶은 밴드를 계속하라고 말해주고, 다네다와 친구들의 밴드 연습을 구경하게 됩니다.



[소라닌]을 연주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는 다네다를 보고 메이코는 깨닫습니다.

이 남자는 음악을 버릴 수 없구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며 세상 그 누구보다 개운한 얼굴을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다시금 생각을 하죠.


그래, 그런 거야.

그것으로 충분해.



그리고 며칠 후.

메이코와 데이트를 하던 다네다가 별다를 것 없는 목소리로 이별을 말합니다.

메이코는 당황하며 대체 왜 그러냐고 반문하죠.



다네다는 그동안 자신을 너무 몰아세웠다며 메이코에게 책임을 돌리지요.

늘 사람 좋아보이던 다네다에게도 삶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아마 매일 같이 부족한 자신의 능력에 대해 한탄하는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메이코가 그런 것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상실감이 찾아왔겠죠.


이별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있은 후,

다네다는 금방 돌아올 거라 말해놓고 5일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습니다.

데이트 도중 물에 빠져 핸드폰이 젖어버려서 연락도 되지 않았죠.


하루하루 메이코는 상심에 빠져 슬퍼합니다.



그리고 5일 후.

그렇게 기다하던 다네다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지난 5일 동안 돈을 벌기 위해 그만뒀던 회사에 나가 밤샘을 하며 일을 했다고 고백한 다네다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자고 애정 넘치는 고백을 하죠.


보고 싶으니 빨리 돌아오라는 메이코의 말에 말장난을 친 다네다는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려 하지만,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끝까지 말을 마치지 못합니다.

(아...앙대! 이렇게 플래그 세우지마!!!)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은 정말 행복한지를 되뇌던 다네다는 눈물을 흘리며 엑셀을 당깁니다.

아직까지 자신이 만든 러브송을 한 번도 연인인 메이코에게 들려주지 못했던 다네다는 어서 집으로 가자고 되뇌입니다.

그리고...


1권의 줄거리를 주욱 나열했는데요.

2권은... 직접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저는 이 만화를 보면서 다네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정신 없이 읽었네요.

스스로는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랑하는 사람.

그 모든 상황들을 보면서 연애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인생에 큰 계획 같은 걸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흘러가며 살아왔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지요.

이렇게 살아가는 본인은 정말 편합니다.

큰 걱정도 없고 부딪치는 일도 없고... 하지만 이런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감정은....

글쎄요, 본인과 같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오랜만에 만화책을 보면서 울 뻔 했습니다.

너무 감정이입을 했나봐요.

그만큼 작가가 감정선을 잡고 갑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 같았구요.

다른 분들께도 꼭 추천하고 싶은 만화, 소라닌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