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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내일은 22년 지기의 결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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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제법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



내일은 오랜 친구 김 군의 결혼식 날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게 국민학교(!) 5학년 2학기였으니, 벌써 20년이 지나도록 교제를 유지하고 있다.


2학기가 되어 우리 반으로 전학온 까불까불한 전학생.

키도 작고 까만 녀석이 넘치는 기운을 주체 못하고 정말 정신 없이 뛰어다니고 장난치고, 그랬다.

어쩌면 그 당시의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 모습이 부러웠기에 친한 관계를 유지했을 거다.


나와는 다른 성장 환경에서 자랐지만,

우리의 유대는 생각보다 끈끈했다.

그는 자주 나를 찾아줬으며, 우리는 그의 집이든 우리 집이든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놀았다.

덕분에 엄마에게 꾸중도 많이 듣고 매도 맞았던 걸로 기억한다.


같이 교회를 다니면서 수련회다 뭐다 이런 저런 추억도 함께 만들고,

즐겁게 좌충우돌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진학으로 인해 멀어지고,

우리 집 사정으로 내가 먼 곳으로 이사가는 바람에 전처럼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하며 지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3년 전에는 내 어깨까지 밖에 안 왔던 그의 키가 내 머리보다 훌쩍 높아졌다.

쬐끄맣고 콧물 질질 흘리고 다니던 말썽꾸러기 사고뭉치였던 게 바로 어제 같았는데...


이제는 제법 멋있어져서 장가를 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 참... 묘한 기분이 든다.


신랑과 신부 모두 내가 알고 지내던 친구였다.

5년 전, 둘이 그냥 친구나 되라고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너무 달라 전혀 맞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니, 인연이란 정말로 모를 일이다.

(하긴 내가 아내와 결혼한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이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글을 마치련다.

내일 우리 부부가 축가를 하게 됐는데...


내 특기가 남의 결혼식 축가 부르며 가사 까먹기...니까 각오 단디하도록.

그러면 내일 보자.



결혼식에 자리까지 배치해 놓은 김 군.

초대를 받은 소수만 참석하는 결혼식이다.


물론 초대 받지 못했다고 서운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


여튼 내일 축가 잘 해서 친구의 유부남됨을 함께 즐거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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